스밀라는 완벽하지 않다.

나는 결코 내가 완벽하다고 주장한 적이 없었다. 권력이 있고, 그것을 사용하기를 즐기는 사람을 대할 때면 나는 다른 사람으로 돌변한다. 더 천하고 비열한 사람으로.

p 34


나는 완벽하지 않다. 나는 눈이나 얼음을 사람보다 더 중하게 여긴다. 동족 인류에게 애정을 갖기보다는 수학에 흥미를 가지는 편이 내게는 더 쉽다. 그렇지만 나는 삶에서 일정한 무언가를 닻처럼 내리고 있다. 그걸 방향 감각이라고 할 수도 있다. 여자의 직관이라고 해도 된다. 뭐라고 불러도 좋다. 나는 기초 위에 서 있고, 더이상 나아가 떨어지지 않는다. 내가 내 삶을 아주 잘 꾸려나가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나는 항상 절대 공간을, 적어도 한번에 한 손가락으로라도 붙들고 있다. 그래서 세상이 어긋나게 될 수 있는 정도, 나는 이제 한 점 의심의 그림자 없이 무언가 잘못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p67-68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
페터 회 지음, 박현주 옮김 / 마음산책
나의 점수 :








제목이 너무 멋져서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책인데 이제야 집어들었다. 추리소설의 겉모습에 철학적인 사색이 많이 끼어들어간 소설이다. 스밀라는 완벽하지 않지만 완벽의 그 정제된 조화로움을 꽤 좋아하는 것 같다. 그녀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 토대부터 흔들려버린 뉴턴 물리학으로 세상을 이해하고 싶어한다. 유클리드의 기하학에 대한 책을 읽으며 희열을 느끼는 것도 비슷한 맥락인것 같다. 아직까지 정확하게 모르겠지만 스밀라는 논리적이고 객관적인 단서보다 직관과 통찰에 의존하는 탐정인 것 같다. 아니, 그녀는 탐정이라기 보다 순리에 맞지 않게 뒤틀려 보이는 현상의 잃어버린 고리를 찾아 완벽한 진실의 모습을 완성해 보고 싶은 탐구자다.


by 이피게니 | 2007/10/29 01:13 | 밑줄긋기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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